저는 귀신, 영혼 이런 개념을 청산한지가 몇 년 되지만 사실상 어렸을 때부터 귀신, 영혼 그런 개념에 원인 모르게 남들보다도 훨씬 정신적으로 지배를 받고 살았다보니 아무리 청산했어도 아주아주 가끔은 특정 상황에서 불현듯 무서운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근데 한 번 무서운 기분에 빠져들게 되면 정말 계속해서 점점 더 깊은 공포의 나락과 놀라운 상상력의 필름 안으로 나 자신이 흡입돼 버리기 때문에 그 전에 대처를 해야 하는데요. 제가 군대 가기 전 약 1년 전부터 가위 라는 것에 처음 몇 차례 눌려본 이후 잠잠하다가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한 번 눌리고 그 이후 제대하고 한 번 눌리고.. 그렇게 총 5번 정도 눌린게 전부고 그 이후론 다시 가위는 물러갔거든요. 그래서 그 무서움을 압니다. 그래도 저 나름의 신념이 있으니 가위도 정신이나 신경계의 특정 현상일 뿐 영혼이나 귀신 그런건 아니라고 강력한 자가 주입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아무튼 잠 못 드는 밤(일하느라), 잠시잠깐 무서운 이야기 사이트를 발견해서 공포 시리즈 읽다가 생각나서요.
갑자기 무서움에 깊숙이 몰입되기 전에 떨쳐내는 비법이라면 비법이랄까를 말씀드리자면…
처음 수행해보시는 분들껜 좀 어려운 방법일 수도 있으나, 제가 실제로 그런 상황에서 써먹어서 성공했었기 때문에 권합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 이 방법을 써먹었느냐 하면, 군대 있을 때 어느날엔가 새벽 근무 서는데 갑자기 화장실은 급한데 인근에 실내 화장실이 없는 거에요. 그런데 실외 화장실은 모두 수세식이 아니고 심지어 그 근처 실외 화장실엔 전등이 하나도 달려있지 않아서 깜깜하고 전혀 안 보이고 화장실 밖에만 일부 희미하게 멀리 있는 가로등이 비춘달까. 그런 상황이었죠.
솔직히 대낮이라고 해도 옛날 저희 시골 야외 화장실에서의 그 공포감을 잊을 수가 없는데 새벽 2시 경이면 한때 제가 가장 공포심을 느끼던 시간대였고 어릴적부터 잠 자다가도 가끔씩 우연히 깨곤 하던 시간대가 바로 새벽 2시 그 근처거든요. 아무튼 급한 마음에 정말 무섭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야외 화장실에서 앉았는데 정말 별별 잡생각이 또 스치며 필름 속 주인공으로 빙의할 찰나에… 언뜻 든 생각이 영화 속 반전을 만들면 어떨까 였죠.
즉시 발상을 전환했습니다. 사실 알고보니 이 기분나쁜 어둠 속 내 주위에 느껴지는 분위기는 귀신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귀신인 거고 주위에 날 보면 무서워 도망칠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고요. 그 순간 무서움이 사라졌습니다. 암튼 한 번의 생각으로 모든 두려움을 물리칠 순 없고 계속해서 그 비슷한 생각들을 주입하고 외야 해요. 화장실을 나설 때까지 계속 생각했죠. “아, 나는 귀신이다. 나는 귀신이고 지금 나를 감싸고 있는 하이퍼 파워 오~라가 나를 보호해준다.”
또 하나는, 예전 어느 글엔가 썼듯이 고3때 ‘대순진리회’ 라는 “도를 아십니까?” 류의 그런 사이비 종교시설 같은데를(실제로 모임 장소는 일반 주택이었음) 장난 반 호기심 반(주문 수련을 한다고 해서) 3개월 정도 별 생각 없이 왔다갔다 다녀본 적이 있는데, 첫 날 입도식 이라는 걸 하면서 100배 인가 그렇게 사방신에게 절을 하고, 제 보호신들 이라는 존재를 저의 신체 앞 뒤에 복사&붙여넣기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거기 갈때마다 불이 꺼진 방 안에서 계속 주문을 외는데 어느날엔가 다른 사람이 전혀 못 느낀 그런 느낌을 제가 느낀 적이 있어요. 그 당시엔 뭐 ‘귀신 생각’ 이런거 날 때에 비해 나쁜 기분은 아니었지만 소름은 돋는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눈을 감고 계속 주문을 외다가 섬뜩하게 눈 바로 앞에 검은 그림자가 왔다갔다 했고 눈을 뜨고 차마 볼 순 없었죠. 게다가 그 방 안에 -_- 바람이 확실한 느낌으로 제 몸을 둘러 원형으로 부는 겁니다. 이런 원리는 과학적으로 지금도 이해가 안 가네요. 약간의 서늘한 느낌. 순간 드는 생각이 ‘아 이거 누가 장난치나, 관계자가 속임수 쓰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죠. 용기 내서 실눈을 떴는데 앞과 옆엔 아무도 없고 앞에는 처음 눈 감기 전과 동일하게 몇 개의 촛불만 켜져 있는 겁니다. 물론 눈 떴을 땐 바람도 없었구요. 저는 눈앞에 아주 가까이 검은 그림자가 심하게 어른거리고 있는 상태에서 눈을 떴으니 누가 속임수 쓴 거라면 당연히 주위에 있어야 겠죠. 그때 친구랑 같이 있었거든요. 저 혼자만 그 그림자와 바람을 느꼈고 제가 계속 그 사실을 강조하고 정말 못 느꼈는지 물었죠. 사실 그런 대순진리회 따위 사기성이 농후한 집단이라(몇 번째 갔던 날엔 정말 말도 안 되는 걸로 속임수를 쓰더군요) 워낙 장난으로만 다니다가 그때 섬뜩했고 그래도 기왕 다니기로 했으니까 혼자 다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렇게 어느정도 다니다가 어느 순간 가기 싫어져서 관뒀죠. 사실 관둘 무렵 그런 류의 종교 집단의 실체랄까, 대성전 건축에 관련해 경제적인 문제를 들먹이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더군요. 세상의 환절기가 닥쳤으니 그 전에 서둘러 대성전 건축에 혼신을 바쳐야 하는데 그를 위해 모금해야 한다느니 하길래 그 이후로 친구와 재미삼아 다니던 것을 그만 뒀지만, 다닐 당시엔 이런저런 사기와 속임수를 보는 것도 고3이라는 생활 중엔 다소 재미거리였고 무엇보다 어려서부터 주문, 영혼, 귀신 이런 것에 관심이 남들 못지 않게 많았어서 주문을 외는 것 또한 제 적성엔 아주 맞아떨어지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뭐 주문의 효과나 그런 것을 떠나서요. 다시 그런 어둠 속에서의 그림자 느낌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게 설사 귀신이라고 가정해도(물론 현재의 저는 귀신/영혼의 무존재를 믿습니다) 그 이후로 나쁜 일은 없었으니까 별 상관은 없죠.
아무튼 귀신 같은 생각이 들어도 자신만 신경계와 정신 쪽이 강력하게 유지되어 그런 쪽으로 몰입되지만 않는다면 무서움은 떨치는 게 생각보다 수월한 듯합니다. 어차피 다 자신의 두뇌 안의 복잡한 신경 흐름으로 만들어지는 감정이라는 느낌이나 상상력이겠죠. 햄스터들도 가끔 보면 나쁜 꿈을 꾸니까요. 가끔 햄스터들도 귀신 꿈 꿨는지 초저녁에 밥 주려는데 안 나오는 애들에겐 이너 하우스 안으로 먹이를 밀어넣어 주는데 한 번은 먹이를 넣으려고 손을 넣었다가 심하게 물렸습니다. 이너하우스를 열어보니 애가 잠에서 덜 깬 졸린 눈을 하고는 멍하니 놀랜 표정으로 올려다보더군요. 사람이 나쁜 꿈 꿨을 때랑 어쩌면 표정과 모습이 똑같은지. 햄스터니까 영혼이나 귀신같은 꿈이라기 보다는 다른 수컷이 자신을 공격했거나 저같은 인간이 자신을 공격하는 상상력 동원된 꿈을 꿨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영혼/귀신 등에 대한 공포를 떨치기 위한 오늘의 주제 문장:
무서운 생각이 들 땐, 결정적 반전 스토리를 위해 스스로 귀신으로 빙의하자.
그리고 더 중요한 핵심은 이거죠. 만약 귀신이 있다해도 그 존재는 영혼(기체? 또는 수증기?) 하나 뿐이고(영화 등에서처럼 인간 모양으로 눈에 보일 수는 없음) 육신이나 육신 형체 자체가 없죠. 그에 반해 인간은 귀신 + 플러스 + 육신 까지 덤으로 갖춰서 더욱 막강한 겁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죠. 영혼이 육신에 갇혀 능력이 제한받고 있는 거다라고요.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공상 소설의 산물이고, 어차피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지만 존재한다고 쳐도 영혼 플러스 육신 보다 강할 수는 없습니다. 육신에는 영혼보다 막강한 상상력이 들어있는 두뇌와 신경과 정신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정신 그 하나만으로도 모든 걸 지정하고 바꿀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귀신이 있다 해도 인간의 눈치를 보며 피해 살아야 하는 게 정답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인간이 영혼을 볼 수 없는지도 모르죠. 인간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존재는 인간보다 미약하고 보잘 것 없음이 확실하고 그게 합리지당한 이치입니다.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고 파워풀한 능력의 존재라면 신이든 귀신이든 간에 인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게 이치이자 섭리죠. 그러지 않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 한다는 것이고, 그러지 못 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을 두려워하면서 슬슬 피해다닌다는 말 밖엔 안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굳이 공포심 들 때 나약한 귀신 따위로 빙의할 필요도 없어지는군요.
주제 문장 수정:
무서운 생각이 들 땐, 초강력 하이퍼 파워의 결정체인 휴먼으로 빙의하자.
(이때 휴먼의 몸에선 귀신들만 볼 수 있는 눈부신 오~라가 발산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