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변화’를 뜻하는 두 글자의 한자어를 구하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설마 두 글자 한자어로 표현이 영영 불가능한 것은 아닐거라 믿고 싶다.
scale과 대등한 레벨의 다른 단어들은 전부 두 글자 한자어로 표현 가능하고 가장 명확한 번역 용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유독 scale만 두 글자 한자어 표현을 못 찾아 완전히 애를 먹고 포기상태로 그저 ‘스케일’ 따위의 용어로 번역해야 하나를 두고 골머리 앓고 있다. 이거 하나 때문에 통일성 해치게 되니 스트레스고, 그렇다고 통일성을 위해 다른 용어들을 외래어로 하면 그냥 100% 망쳐버리는 격이라 그럴 순 없다.
‘치수’ 할 때의 ‘치’와 ‘변화’의 ‘변’을 합해서, ‘치변’ 또는 ‘변치’로 하려 했으나 ‘변소와 치질’이 우선적으로 연상되고 치변의 경우 동음이의어가 존재한다. 더구나 이렇듯 생소해 보이는 용어를 사용해선 안 되는 문맥이기 때문에 그저 진지하지 않게 생각해본 것뿐이다.
웃기게도 ‘크다’, ‘작다’ 라는 비슷한 뜻의 한자어는 널렸으면서 ‘크기(사이즈, 치수)’라는 뜻의 1음절 한자는 내가 모를 정도로 일상 속에 알려져 있지 않다.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온라인 한자 사전에서 ‘크기’로 검색했으나 비슷한 것조차 나오지 않는데. ‘크기’라는 뜻의 잘 알려진 일상적 한자만 있어도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뻔 했다.
국어와 한자어가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표현이 많은데 그렇지 않은 일부 대상은 용어를 통일시켜야 할 때 아주 애를 먹는다. 한자어로 찾지 못 하거나 표현이 안 돼서 한글 용어로만 전부 표기했다가는 문장의 간결함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뭔가를 지칭하는 용어가 2글자면 권장, 3-4글자는 무난(웬만한 용어는 평균 이 정도 길이로 만들 수 있다), 5-6글자는 서브프라임, 7글자 이상은 핵전쟁이다. 그걸 넘어가면 그건 용어가 아니라 ‘길고 긴 낙서’로 봐야 한다. 한 용어의 길이가 10글자 이상이면 그건 그냥 지옥이다. 그렇게 긴 용어를 만들 수 있음도 어쩌면 하나의 초능력일 수 있겠다. 용어엔 풀어낸 설명의 전체적 의미가 거의 빠짐없이 함축돼 있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이 원칙을 지킴과 동시에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음직한 느낌의 2음절 용어로 만들어 냈다면 대성공이다. 4음절… 그래 특별히 뭐 6음절까지도 ..음.. 그럭저럭 잘 했다고 말해줄 수 있다. 7음절 이상으로 만들었다면 그건 양심 깊이 반성이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아주 극소수의 경우, 원문의 용어 자체가 특이하게도 길어서 아무리 순우리말과 한자어 등의 표현을 총동원해도 더는 타협 불가능한 용어는 예외로 하고 말이다. 만약 1음절로 모든 뜻이 함축된 용어를 만든다면 그 사람은 그냥 ’신’이다.
P.S: 혹시 한자에 지식이 있으신 분께서 이 글 보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크기 변화’를 나타내 줄 3음절 이하의 한자어를 수배합니다. 그런데 4음절로 할 바에는 그냥 ‘크기 변화’ 그 자체로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3음절 이하짜리로만 구합니다. 중고도 괜찮습니다. 생활 기스… 네 뭐 괜찮습니다. 다만 ‘가변’은 아니었음 합니다. 가변이란 건 말 그대로 크기뿐 아니라 모양, 상태 등 모든 것이 변화 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정확히 ‘크기’만이 변화한다는 의미이길 바랍니다. 3음절 한자어 못 구하면 그냥 ‘스케일’로 할 수밖에 없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