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자체의 비일관성이야 어느 나라 언어든 마찬가지로 존재하지만, 외래어 표기 만큼은 이런 비일관성이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옛부터 잘못 쓰여왔거나 옛날과 달라진 현대의 외래어표기법이 있다면 그 새로 바뀐 표기법에 맞게 전부 새로 표준으로 지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현재 외래어표기법에서는 기본적으로 영어 발음기호에 의거해 표기하되, 기존에 이미 굳어진 널리 쓰이는 표현은 (현재의 표기법 규정에 맞지 않더라도) 고스란히 기존 것을 사용하게끔 돼있다.
일례로, accent의 발음기호는 [
ksent: 액센트]인데 이것이 이미 ‘악센트‘라는 표현으로 굳어져버려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악센트뿐 아니라 세월이 흘러 그 정밀한 기준 시점 자체가 모호해지면 어쩔 텐가???
콘텐트를 컨텐트, 디렉토리를 디렉터리라고 해야 한다는 것도 그 변수적인 기준에 따라서는 모순이다. ‘디렉토리’는 내나 많은 사람들이 여태까지 ‘디렉토리’로 잘 사용했고 그것이 굳어졌으니 그럼 ‘디렉토리’로 계속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도대체 어디까지가 굳어진 표현이고 어디부터가 굳어지지 않은 표현인 것인가?
그렇다면 또 짜장면->자장면(중국의 자작면에서 왔다 하여 이렇게 발음하라고 강제함)의 경우는 어떤가? 이것이야말로 너무도 명확히 오랜동안 굳어진 ‘짜장면‘ 외래어를 그럼 보존해야 하는 게 아닐까? 어떤 건 보존하라고 하고 어떤 건 아니라고 하고, 대체 뭐하자는 건데? 이건 마치 오래 전부터 대충대충 아무런 기준이나 철저한 계획/체계도 없이 잘못 포장해놓은 도로를 80년대 이후 계속해서 빵꾸난 곳을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때워놓는 삽질과도 같은 상황이라고 안 할 수 없다.
요즘 국립국어원 관련 말터 사이트 가보면 외래어나 심지어 편의적이고 함축적인 한자어까지도 순우리말화 한다면서, 건의된 수십개의 순우리말 표현 중 여론조사 식으로 가장 득표수가 많은 것을 채택하든데(한마디로 특정 소수에 의한 인기투표), 개중에는 그럴싸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것은 정말 우스꽝스럽고 본연의 의미를 왜곡하고 편의성 자체를 완전히 무시한 낱말을 선정해버려, 그저 의미가 왜곡되고 불완전해도 순우리말이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까지 비친다(한마디로 심히 못마땅하다). 내가 오랜 후에라도 그것들을 결코 사용할 일이 없게 된다면야 상관할 바 아니지만, 만약 그런 어색하고(어색하기만 하면 다행이다) 의미가 모두 함축되지 않아 정확하지 않고 왜곡되면서 쓸데없이 장황한 표현을 나도 언젠가는 써야만 하게끔 강제된다면 어쩌면 거세게 반발해야 할 것이다. 극소수의 표현을 제외하고는 불합리하고 부당하니까. (심지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과연 전문가이기는 한 건지, 아니면 대충 점심때 되면 밥먹으로 갔다가 칼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일부 게으른 공무원 수준의 마인드를 가진 아마추어들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언어의 사회성과 역사성에 의하면, 적어도 언어란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 중 바람직하고 정확한 표현에 한해 표준으로 정하고 국민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제일 중요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거기에 하나 더해서 외래어의 경우엔 표기법 자체를 완벽히 일관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말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외래어는 그저 발음기호대로 적는다든지 하는 명쾌한 기준이 정해져 있는 이상 어려울 게 없는데 왜 혼동되게 기준도 모호한 방식으로 정해놓고 거기에 따라 다르게 적게 만드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