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을 하다 보면 항상 부딪히는 부분인데, 그나마 한글의 다른 사소한 부분들을 문제 삼을 필요는 굳이 없다 하더라도 한글 문장에 있어서 애매한 수식 관계 만큼은 어쩔 수가 없는 듯하다. 아직 내가 미숙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영문에서의 복잡한 이중/삼중 수식어 관계가 혼재된 문장에 부딪힐 때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서 문장을 나누거나 어떨 때는 심지어 이것으로도 해결이 불가능 해서 굉장히 에두른 방식으로 달리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진정한 문장의 예가 지금 떠오르지 않아서 아주 간단한 것을 들어 보겠다. 최근 모 커뮤니티에서 의도를 오해받은 문장이다.
“그 벌레는 귀여운 쥐며느리 모양입니다”
내가 쓴 위의 문장에 대해 ‘정말로 쥐며느리를 귀엽다고 생각하시는지요?’라는 질문 댓글이 달렸다. 난 벌레를 징그럽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어려서부터 벌레나 곤충에 대한 공포는 있었다. 그 이유를 난 명확히 알고 있다. 곤충의 피부는 약해서 잘못하면 쉽게 터지게 되고 내장이 내 살에 닿게 되는데 그 느낌이 끔찍해서였다. 벌레의 외모 자체 때문은 거의 아니다.
아무튼 난 쥐며느리 자체에 대해서 귀엽다고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으며, 윗 문장에서도 당연히 쥐며느리가 귀엽다는 의미를 표현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내 의도는 오직 “귀여운 (쥐며느리 모양) 입니다”라는 의미였다. 즉, 보송한 털이 무수히 나 있는 둥그스름하며 통통한 그녀의 바디라인이 귀엽다는 의미였을 뿐, 결코 “(귀여운 쥐며느리)의 모양입니다”라는 의미로 적은 글은 아니었다. 앞의 내가 의도한 문장에서의 ‘귀여운’ 이라는 수식어는 모양을 수식하지만, 뒷 문장은 쥐며느리를 수식하므로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표현의 경우엔 단순히 “쥐며느리의 귀여운 모양“이라고 고치는 것만으로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매우 간단한 예일 뿐, 훨씬 복잡한 이중/삼중 수식 해석 여지가 있는 복문의 경우(that과 which가 여러 개씩 연달아 사용되는 문장의 경우)는 이것을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꼭 길이가 긴 문장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짧은 문장에도 그런 모호해지는 문장은 존재한다. 영문 그대로 놓고 볼 때는 명확한 의미 전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것을 한글로 잘못 해석해 놓으면 완전히 다중 해석이 가능해져 버릴 수 있다. 그런 경우엔 번역된 문제의 한글 문장을 가지고 고민하는 데 30분에서 2시간까지 투자하며 고민해야 할 때도 있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고민해서 이제까지는 대체로 잘 해결해 왔지만, 언제 시간을 내서 이런 때를 대비해 미리 명확하고 정석이 될 만한 교과서적 해결방법을 찾는 즉시 잊지 않도록 포스팅 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