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능청맞은 녀석.
낮에 엄청나게 일의 진도를 나가면서 갑갑해 하기에 웅큼이를 풀어놓았다. 그냥 평소대로 알아서 잘 놀겠거니 하고 일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한참 시간이 흘러 이제 집으로 들여보내야 겠다 싶어서 찾는데 아무 데도 없는 것이다. -_-;;

우리 짜리엣
아~ 불안감이 엄습하고 조마조마해서 플래시 들고 온 바닥 구석구석을 비추며 찾았다. 한번은 내가 웅큼일 풀어놓고 잠시 누워있었는데 왠지 너무 조용하다 싶어 일어났을 때 웅큼이나 내 방 휴지통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걸 발견하고 놀란 적이 있다. 휴지통의 높이가 높아서 그냥 들어갈 수는 없고, 내 방 벽에 붙인 아트보드에 발톱이 걸림을 파악하고 가끔 올라가는 걸 목격했었는데 아마도 그 원리를 이용해서 올라간 후 벽 가까이 붙어있던 휴지통 안으로 착지한 모양이다. 쓸데없는 곳에 잔머리를… 한 번은 또 씻어서 잠시 부엌 바닥에 둔 냄비에 빠져 있는 걸 발견했는데 다행히 냄비 안에는 아무 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오늘은 그런 것도 없고, 유력한 곳을 모두 뒤졌으나 보이지 않았다. 이름도 불러보고 계속 찾아도 한마디 대답도 없기에 뻔히 없을 테지만 다시 웅큼이 아크릴 케이지 안을 봤다. 분명히 전에 봤을때 어디에도 없었는데, 이 녀석이 쳇바퀴 옆에 톱밥 속에서 얼굴만 내밀고는 반쯤 졸린 표정으로 뭔가 볼주머니에 저장했던 것을 꺼내어 우물우물 씹으며 무슨 일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게 아닌가.

우유 먹는 웅큼이
휴 안도감을 느꼈지만 어쩌면 저렇게 능청맞을 수가 있는지. 난 이렇게 애 태웠는데…… 역시 웅큼이에게도 자신의 케이지가 가장 편안한가보다. 가끔 신나게 달리면서 다른 애들이 타고 노는 햄스터볼을 추격하다가 배고프면 나에게 와서 두 손 벌리고 먹을 거 주면 받아먹고 다시 놀다가 2시간 정도 지나면 피곤하고 싫증나는지 자기 집으로 들어가 있던 적을 그전에도 몇 번 목격하기는 했다.
애들이 식성도 서로 너무 다르지만, 계속 유지되는 것도 아닌 듯하다. 도리양은 뭐든 잘 먹더니 요즘 약간의 편식을 한다. 조섬유 같은 걸 보충하기 위한 조사료 같이 작은 알갱이 사료는 거의 먹지 않고 항상 남긴다. 웅큼이는 사천짜파게티 스프에 들어있는 완두콩을 줘보니 너무나 좋아하기에 지난 겨울에 두고두고 먹일 완두콩을 2kg이나 샀는데, 누구땜에 산건지도 모르는지 요새는 완두콩을 안 먹고 남긴다. 몽땅양은 정말이지 똑같이 먹어도 혼자 살찌는 체질에다가 낮에도 유난히 잠을 많이 자고 봄이 오지도 않은 지금 벌써 식곤증이 오나보다. 여름 되기 전에 본격적으로 몽땅양 살 빼기 작전 펴야 하는데 마음만 급해지고 살 쪄야 할 밤이와 톨이는 안 찐다.

아트보드 벽을 등반하는 짜리엣의 묘기!
짜리엣과 웅큼이만 아트보드 벽을 타고 등반하는 습성이 있다. 다른 애들은 안 그러는데… 위험하다. 높이 잘도 올라가는데 문제는 거기서 겁을 내면서 아래를 보다가 떨어진다는 데 있다. 떨어지면 매우 아프고 큰일 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건지… 그리고 웅큼이나 짜리엣이 문 옆의 아트보드를 등반하는 이유 중 하나는 거기로 올라가면 거실로 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애들을 손에 들고 방문을 열고 들락거릴 때 유심히 관찰하던데 아마도 이렇게 커다란 방문이라는 걸 열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어떠한 자기들의 바닥에서의 눈높이로는 보이지 않는 구멍이 위쪽으로 올라가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