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엔 예전부터 많은 이들이 즐겨 사용해 온 제로보드가 대표적인 bbs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그누보드 등 각종 불러틴 보드 시스템들이 존재했지만 방식은 거의 카테고리 분류가 있고 그 하위에 제일 간략한 라인 형태의 뷰에서 읽고자 하는 글 제목을 택해서 클릭하면 해당 글의 본문을 보여주는 방식의 구조가 공통적이었다.
이에 비해, phpBB나 해외의 몇몇 유명한 불러틴 보드 시스템들 중에는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간결한 구조의 게시판은 존재하지 않거나 내가 모르는 것이 존재했을 수도 있겠지만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phpBB 같은 포럼 게시판 형식이 공통적이었다. 이런 차이는 동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각 나라 사람들의 취향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미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포럼 형식의 게시판은 우리나라의 것에 비해 깊은 계층형으로 최상위에 그룹이, 그 하위에 각 포럼이, 또 그 하위에는 낱낱의 주제가 있어서, 원하는 게시물을 읽기 까지 마치 하위디렉토리를 탐색할 때처럼 계속해서 깊숙이 클릭해 내려가야 하는 구조로 돼 있다. 게시판 소스코드의 경우에도 동서양의 사소한 개발 중의 정리 방식에 차이를 볼 수 있는데, 코드를 짤 때 디렉토리 구조가 서양은 대개 수없이 많은 하위 디렉토리 그 안에서 다시 세분화 되는 식으로 디렉토리 수가 매우 많고 깊이가 깊다. 물론 요즘은 코드의 체계화와 재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의 게시판 소스코드들도 깊은 하위디렉토리 분류를 많이 채택하지만, 기존의 코드를 보면 2-3 계층 이상 더 내려가는 디렉토리 구조는 드물었다(설치형 블로그인 테터툴즈 소스코드를 얼핏 본 적이 있었는데 그건 디렉토리 구조가 깊고 많았으며 코드 파일 수도 많았다).
용도 면에서 확실히 포럼 형식의 게시판은 그것만의 확고한 기능과 체계성이 있겠지만, 나도 결국 우리나라 게시판 정서에 익숙해서인지 그런 식의 계층구조의 포럼 게시판을 포럼 이외의 평범한 게시판에 사용할 만큼 간결하고 가볍고 편리한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를 갖고 있다. 현재 쓰고 있는 이 워드프레스 블로그의 포럼 게시판 역시 내가 사용하려는 쓰임새와는 달리 불필요한 기능이 많이 추가돼 있고 불필요하게 계층화 돼 있다. 사실 일상적이면서도 그 일상에서나마 내가 많은 컨텐츠를 생성할 만큼 다채로운 주제를 게시할 일이 없는 상황에서, 구형 제로보드의 간단한 기능과 레이아웃이 더 필요하고 간결한 그 계층구조가 더 좋지만, 아직까지 내가 bbs 자체를 제작한다는 것은 시간과 능력 상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 워드프레스 하나로 워드프레스와 연동 가능한 것들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나로서는 포럼 형식이 아닌 제로보드 같은 게시판을 원했지만 실제로 찾기란 불가능했다.
워드프레스의 장점은… 버전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여느 다른 툴들과 마찬가지로 차츰 복잡한 기능이 들어가고는 있지만, 역시나 기본적인 틀 자체가 워드프레스 몸체는 독립적이면서, 거기에 플러그인과 테마를 원하는 것만 갖다 붙이면 되는 완벽한 방식이어서 아직까지의 복잡도나 사용자정의성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는데, 만일 여기에 포럼 형태가 아닌 한국형 BBS 플러그인을 누군가 개발해 주기만 한다면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CMS로서 블로그와 포털사이트 모두를 커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의 워드프레스는 이미 CMS 이상의 것이 가능하지만, 아쉬운 점 한 가지가 바로 한국형 BBS의 부재다. 우리나라 사람들 개인이 제작하고 싶어하고 갖고 싶어하는 방식의 공개용 홈페이지(자신만의 사이트) 형태는 역시 아직까지는 블로그 형태보다는 왠지 모르게 기업 feel을 풍기는 포털사이트 형태의 페이지이기 때문에, 제로보드 등과 같은 단순 게시판이 손쉽게 연동되는 툴이 된다면 영문의 한글화 차원을 떠나서도 분명히 워드프레스의 대중화가 더욱 촉진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