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경제는 약속에 의한 가상의 반영구 팽창에 의해 끝없이 커지는 것처럼 보인다. 실질은 그렇지 않지만… 오스트랄로 피테쿠스가 먹었던 사과와 오늘 2009년도의 첨단 인류가 베어 문 사과 한 개의 가격(인류가 창조해 낸 가치라는 가상 개념에 의해 책정되는)은 천지 차이일지 몰라도, 그 두 시대의 사과의 실질적인 가치는 절대적으로 동일하다(동일 환경에서 자라 동일 영양분과 동일한 맛을 지녔다고 가정할 경우).
세계는 영원히 변하기 힘든 그레이트 뱅킹 시스템 속에서 돌고 돌며 바깥 쪽을 향해 소용돌이 치기 때문에 돈이나 가치는 영원히 아주 크게 팽창할 수 있고, 가치 역시 무에서 유로 무한히 만들어 내거나 부풀려낼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물질의 가치는 어떠한 영향에 의해서도 절대로 변하지 않으며 생명체가 자신을 치장하거나 지적으로 계발해서 창출해 내는 부가가치는 역시 인류가 창조해 낸 버추얼 한 개념일 뿐 실제가 아니다.
수년 전부터 유행하는 ‘시대정신’ 시리즈나 ‘돈은 빚이다’ 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미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기정사실이지만, 가상으로 만들어 낸 가치(돈, 경제의 부피도 포함)이므로 유지해야만 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돈을 빌려줘야(빚을 만들어줘야) 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돈(돈은 가치와는 별도의 개념임)의 생산자, 즉, 지배자의 입장에선 이 빚을 전부 다 갚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것을 위한 한 가지 해결책으로써 물가가 오른다. 소득도 높아지고 경제라는 게 커진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모두가 생각하기에 뭔가 세계가 옛날에 비해 엄청나게 부유해지는 느낌이 들게 된다. 가치 생산자는 자신의 가상의 돈(채무)을 계속 더 많이 지급해주고자 하며 다 갚지 못 하게끔 만들어진 시스템 속에서 타인들을 항상 자신에게 빚을 진 사람이라는 타이틀로 묶어 종속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한 명의 가치 메이커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그 주인(the LORD, 혹은 그 사람을 ’세상의 주’이라고 칭해도 과언은 아님)은 나머지 사람들(종, 하인)들에게 뭐든 만들어서 바치고 서비스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너는 내게 빚을 지고 있고 갚아야 하니까’라는 기본 바탕 위에 타인들이 힘들게 일해서 번 가치의 결과물을 어떤 형태로든 바치게 한다. 다른 이들이 그에게 진 빚은 세월이 흐를수록 천문학을 넘어서는 가치가 되어 절대로 갚을 수가 없으며 반드시 자신들의 더 힘든 노동이나 시간투자로 바쳐야만 하게끔 된다.
오래 전부터 여러 나라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엔 부동산에 대한 투기가 매우 극심했는데, 부동산의 가치 라는 것에 대한 묻지마 집착 증세는 거의 국민성이다시피 되어 버린지 오래다. 이 묻지마 집착증으로 인해, 실제 가치는 신석기 시대의 움막과 동일한 아파트 한 채를 6억이다 12억이다 54억이다 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마냥 기뻐라 한다. 겉 보기엔 마치 자신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 듯 보이지만, 참 우습게도 자신의 부동산 가치는 이미 6,000만년 전과 그대로인데 다만 가치가 떨어졌거나 거의 없는 지폐라는 종이를 더 많이 지불해야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언뜻 가치가 높아졌다고 착각을 한다. 이것이 설령 빚 내지 않고 구입한 부동산(혹은 모든 물질)이라 하더라도 그 부동산의 액면가(이건 실제 가치가 아님)가 높아졌을 때 정녕 좋아해야 할 사람은 the LORD 한 명 뿐인 것이다. 세계엔 the LORD가 한명이 아니고 ‘LORD company’라고 부를 만한 그룹 형태로 여러 명이 존재하는 듯하지만, 이것의 실체 역시 정해져 있지는 않다. 이 주체는 시대가 흐르면서 변동이 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대부분은 철저한 교육을 통해 세습이 된다.
‘뱅킹 가치 시스템’을 통해 수치로 매겨지는 것처럼 보이는 가치는 사실 이미 고유해버려서 6억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동일하지만, 인간 역사 속 사람들의 유지되는 약속에 의해 철저히 진짜인 양 인식되고 있는 이 가치에 대한 개념이 혹시 어느 순간 깨어지게 된다면, 즉, 사람들이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 깨어나게 된다면 그 순간 이 사회 내부 사람들의 광경은 어떤 모습일지 참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