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잊게 한다.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물체주머니 사진을 다운로드 했다. 요즘 학교에서도 저걸 준비물로 요구하거나 문구점에서도 팔까? 만약 그게 옛날 일이라면 대체 언제부터 저 물체주머니라는 존재가 사라진 것일까.
물체주머니 말고도 가끔씩 문득 생각나는 요즘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물건 이름 등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산업혁명 시점부터 그랬겠지만, 정말로 컴퓨터가 등장한 후 대중화 되면서부터 인간이 따라잡기 힘든 겉잡을 수 없이 빠른 시간 개념이 되어버린 것 같다.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빨리 가는 듯 느껴지고, 모든 개념/과학/인간지능의 발전은 한 시도 멈추어 뒤를 돌아보지 못 하게 한다.
물체주머니, 잠망경, 수수깡, 바늘구멍사진기, 캐스터네츠.. 요즘에도 이런 단어가 생동감 있게 존재할까? 아니면 죽은 채로 존재할까? 내가 기억나지 않아서 답답한 이름의 것이 저 안에 들어있었는데 그것은 부직포는 아닌데 약간 푹신한 재질의 얇고 냄새가 나는 여러 색상의 도형판이었다. 원, 네모, 사다리꼴 등이 간신히 붙어있어서 살짝만 떼어서 사용하는 것이었다.
난 사실 가방이 뚱뚱해진다는 이유로 물체(Objects)주머니를 싫어했지만, 이제 돌아보면 학교 다니던 때의 추억이다. 나는 초등학생이 아니었고 국민학생이었으니까. 과연 초등학교로 개명된 시점에도 물체주머니가 존재했을까? 요즘 초등학생들은 아마도 저런 물체주머니 안의 물체 대신에 컴퓨터 안의 도형이나 객체(Objects)를 이용해서 공부할지도 모른다.
사실 난 물체주머니 안의 물체들 중에서 캐스터네츠가 제일 좋았다. 동그랗고 작은 것이 투명하고 화사한 색깔로 만들어져 산뜻하게 딱딱 소리를 내는 데다가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싫어했던 음악 시간에 유일하게 캐스터네츠와 트라이앵글만 마음을 끌었다.
나중에 늦게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가 공간적인 형체나 도형 같은걸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난 아직도 투명한 물건이 좋다.
물체주머니에 들어있던 풍선도 어릴 적엔 왜 그리 무서워 하고 풍선도 불지 못 했던지.. 그때 당시 나는 풍선을 불다가 그 풍선이 터지면 사람이 죽게 되는 줄 알았었다.
헉. 이제 본 건데 저기 저 노란색 빗은 왜 들어있는 거지? 물체주머니에 빗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중에 교육과정이 잠시 개편돼서 미용 실습이 들어갔었나..? ㅎ_ㅎ;;
어려서 가지고 있던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죄다 가지고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버리고 이제는 거의 안 남았지만,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는 꽤 꿋꿋이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는 편인데 이것도 버려야 하나 싶다. 하나를 버릴수록 나중에 그 물건을 꺼내보거나 발견했을 때 과거에 대한 기억이 그만큼 없어지는 거니까 그래서 쉽게 버리지 못 한다. 물건 자체야 뭐 자주 꺼내보는 것도 아닌데 그리 필요할 리는 없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