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슨지 엠파슨지 정녕 수도권에마저 영향이 이리 대단하단 말이더냐? 그럼 대체 남해안 등의 지역은 얼마나 극심할까 우려된다. 새벽에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전이 돼서 내다보니 온 동네 정전이고 무슨 놈의 아파트가 고구려 시대도 아닌데 1시간 넘게 정전이 복구될 기미도 없었다. 밖을 내다 보니 온갖 쓰레기와 이물질이 공중부양을 통해 공간 전이 묘기를 펼치기 바빴고 거센 바람으로 창문이 흔들~ 밖의 아파트 옥상 정도쯤으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엄청난 굉음과 뭔가가 돌아가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발생하여 혹시 소문으로나 듣던 외계인이나 고스트 등의 출몰은 아닌가라는 의혹마저 제기될 정도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맛보았다.
정전으로 일은 포기해야 했고, 잠시 필요한 게 있어 뭔가를 다운로드 하던 컴퓨터는 정전으로 인해 급 오프되는 비운을 맞았다. 이럴 때 배터리 달린 노트북이 진가를 발휘하는 것인데, 나는 지난 3년 노트북을 거의 끈 적 없이 사용한 동안에는 단 한 번도 정전을 맞이한 적이 없었다. 정작 노트북의 배터리 혜택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시점에는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는 이런 아이러니는 도무지……
동네 전체가 정전이다 보니 아파트 단지도 예비 전력을 공급하는 엘리베이터와 현관/계단 조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가정이 불이 나간 상태인데, 여기서 한 가지 이해하고 싶은 미스테리는 멀리 보이는 아파트 내부의 일부 몇몇 집들은(5-6집 정도) 정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창창한 조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전원주택이나 좀 시골 및 인적이 드문 위치의 개인 단독주택 등에 자가 발전기 등으로 예비 전력을 공급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것 같지만, 아파트 안에서 개인 가구에 무슨 발전기를 설치했는지 그렇게 정전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고 무지 관심이 생겨버렸다. 사실, 살면서 정전 몇 차례 겪지 않을 수 있지만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니까. 게다가 난 될 수 있는 한 빠른 시일 내에 약간 한적한 곳에 집을 지어 살 것이 계획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피뢰침이나 낙뢰 피해 예방법, 비상 전원 공급 등에 대해 관심이 유난히 크다.
온 아파트 내의 집들이 전원공급 중단 0.0001초도 안 되는 눈깜짝할 사이에 한 순간에 파파팍!! 전원이 나가는 느낌은 바깥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도 섬뜩하게 느껴지는 불건전한 뉘앙스였다. 이 느낌은 마치 산소가 사라지자마자 조금의 여유도 두지 않고 즉사해버리는 생명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정전은 예고가 없기에, 컴퓨터를 사용할 땐 백업이나 사전 종료할 기회가 없다는 점이 문제이며, 냉장고의 경우 1시간 이상 정전이 지속되면 음식물 손상의 피해 등을 예방할 겨를이 없다는 것(특히 나처럼 음식물이 썩거나 상하는 것을 목격하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정신적 피해가 극심하다)은 심각하다. 정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비법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어떻게든 전수받아 놓아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번 정전으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정전에도 멀쩡한 상태를 유지할 뭔가 방법이 있는 거구나라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일까? 정말 자가 발전기 같은 것을 연결해두는 걸까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건가? 혹시 한전에 추가 요금을 내면 정전 시에도 전력이 계속 공급되는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