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때부터 어떤 남자 향수인지 몰라도 그 향을 맡았을 때 너무 좋았다. 같은 반 애가 사용했는지 아니면 길에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맡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냄새를 찾고자 했지만 결국 방법은 없었다. 맡을 때는 아! 바로 이 냄새야 하지만, 뒤돌아 서면 냄새를 기억할 수가 없었다.
바로 오늘! 회사 앞 홈플러스에 멀티탭젠더와 수정테이프를 사러 잠시 갔는데 어떤 남자가 내 옆을 지나칠 때 그 미치도록 좋은 향을 맡아버리고 말았다. 처음엔 그 사람을 못 보고 어딘가에서 정말 좋은 바로 그 the 향이 난다고만 생각했는데 몇 바퀴 돌다가 그 사람과 마주쳤을 때 강력한 그 향이 콧속을 마구 비집고 들어왔다.
향을 좀 더 맡고 기억에 남길 생각으로 조금 따라가는데 뒤에서 그 사람의 여친으로 보이는 여자가 따라왔다. 조금 뒤에 구입할 물건을 찾다가 자꾸 그 남자가 보여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이제 바로 그 향수, 그 사람에게 직접 어떤 향수를 쓰냐고 물어보면 되지 않겠냐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나 이런 사례를 들어보지도 못 했고 괜한 오해를 사기도 싫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 했다. 흔하지는 않은 향인지 모르겠는데, 정말 십수년 만에 맡아보는 그 레알 미치게 만드는 향의 향수명을 어언 20년이 되어가는 오늘까지도 아직 알아내지 못 했다는 크나큰 상처만이 마음에 남았다.
어디 가서 시향해 보기도 눈치 보이고, 지정해 준 향수들을 전부 맡아도 그 중에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그 향이 없을 수도 있고, 없는데 있는걸로 후각적 착각을 일으켜 잘못 구매할 수도 있고… 등등
길에서 지나가다가 이 향을 맡게 될 확률은 십수 년에 한 번 올까말까 한다. 은은하고 독하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뭔가 여운이 남고 정감이 깃든 향이다.
솔직히 계산대 앞에서도 그 남자가 또 서 있기에 만원을 주면서 쓰시는 향수 이름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할까 생각도 했다. 더 이상하게 생각했으려나?
아아아. 그 향은 우주 최고 최강의 향임에 틀림 없다. 매일 그 향을 맡을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모두 성공적일 것이다.







